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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신일 목사
게시일 2026-08-09
사역을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성과의 비교와 경쟁 심리에 사로잡힐 때가 있습니다. 세례 요한의 제자들 역시 많은 무리가 예수님께로 몰려가는 것을 보며 위기의식을 느끼고 스승에게 찾아와 "사람이 다 그에게로 가더이다"라며 조급해했습니다. 그러나 세례 요한은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요 그분 앞에 보내심을 받은 자"라 단언하며, 하나님이 그어주신 사명의 경계를 선명하게 지켰습니다. 내가 꼭 1등을 해야 하고 우리 공동체의 이름만 나타나야 한다는 인간적인 강박을 내려놓을 때, 우리는 비로소 타인을 경쟁 상대가 아닌 하나님 나라의 거룩한 동역자로 바라보는 넓은 시선을 회복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크신 구원 계획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겸손하며 맡겨진 본분에 충실합니다. 축구 경기에서 자기 포지션을 묵묵히 지키는 선수가 팀에 기여하듯, 세례 요한은 자신이 목적지가 아닌 ‘구원의 길 되신 예수님을 가리키는 이정표’임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또한 자신을 주인공인 신랑이 아니라, 신부를 신랑에게로 인도하는 ‘신랑의 친구(들러리)’로 여겼습니다. 우리의 참된 사명 역시 사람들의 시선을 내 자신이 아닌 신랑 되신 예수님께로 향하게 하고, 조용히 무대 뒤로 물러서는 것입니다. 주님이 주목받으실 때 내 일처럼 기뻐하는 마음이야말로 참된 소명자의 영성입니다.

세례 요한은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요 3:30)는 위대한 고백을 남기고, 끝내 주님을 증거하다 순교의 제물로 삶을 마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너의 역할은 여기까지다"라고 말씀하실 때 기꺼이 "아멘"으로 순종하며 주인공의 자리를 내려놓는 것은 세상의 눈에는 실패처럼 보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오직 주님만 흥하실 수 있다면 기꺼이 나를 낮추고 쇠하는 길을 택하는 삶이야말로 하늘의 충만한 기쁨을 누리는 비결입니다. 오늘도 내 삶의 주권을 신랑 되신 주님께 온전히 올려드리며, 그분만을 향한 순전한 사랑으로 나아가는 복된 한 주가 되기를 소망합니다.